EBS 교재 손질해 영어·수학 부담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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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4.12.17. 오후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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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장수영

교육부,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교육현장 "임기응변식 처방" 지적도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교육당국이 EBS 수능 연계 영어 교재 어휘수를 2년내 절반수준으로 줄인다. 또 수학 교재의 문항수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내놓았다. EBS 교재를 학교 교육과정과 밸런스를 맞춰 학습 부담 및 나아가 수능 난이도를 낮추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임기응변식 땜질 처방들이 많아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을 17일 발표했다.

교육부가 지난 2월 실시한 사교육비·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사교육비 총규모(18조6000억원)와 참여율(68.8%)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1인당 사교육비는 23만9000원, 참여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34만7000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000원, 7000원 상승했다.

사교육비 발생은 크게 4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교육부의 진단이다.

첫째 지난해 기준 사교육비의 65%를 영어(6조3000억원)와 수학(5조8000억원)이 차지하는 등 영어와 수학이 사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둘째 학교급별로 초등학생은 맞벌이 가정 등 보육을 위해 사교육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입시 준비로 인한 사교육 수요가 증가한다.

또한 사교육 업체의 마케팅, 물가 상승률 이상의 학원비 인상 및 고착화된 대학 서열, 학벌주의 등 학업외적인 요소도 사교육비 인상의 근본 원인이라고 교육부는 판단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는 앞으로 사교육 수요가 높은 교과에 대응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영어의 경우 EBS 수능 연계 교재의 어휘수를 교육과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난이도도 완화하도록 한다.

학생들이 교과서만으로 충분히 수능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기본어휘의 2배에 달하는 EBS 수능연계 교재의 어휘수(2014학년도 기준 5668단어)를 2017학년도까지 교과서 어휘 수준인 2988단어±20%로 맞추기로 했다.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내용의 지문, 복잡한 문법의 지문도 가급적 배제하기로 했다.

또한 영어 교원의 전문성을 키우는 한편 영어교육채널(EBSe), 영어동아리 등을 통해 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학교 이후 급증하는 학습량을 따라가지 못해 포기자들이 속출하는 수학도 학습내용을 적정화하고 수능 준비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2018학년도부터 도입되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시 교육과정?교과서의 학습내용을 꼭 배워야할 기본원리 및 내용을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특히 수학포기자들이 급증하는 초등학교→중학교간에는 학습량과 난이도가 완만히 상승할 수 있도록 학습량을 조정한다.

또 수능 준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연계 기준 EBS 수능연계 교재의 교재수를 올해 2015학년도 8권에서 2016학년도에는 5권으로 줄인다. EBS 연계교재 문항수도 같은 기간 2520개에서 2000개로 낮춘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어에서 2500여개 어려운 단어를 솎아내고 수학에서도 비비꼬은 문제를 털어내겠다는 것"이라며 "EBS 교재가 쉽게 발간된다는 것은 큰 흐름에서 수능도 쉽게 출제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학교급별로 맞춤형 정책 방안도 내놓았다.

초등학교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도록 수준높은 초등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아동센터, 방과후아카데미 등 유관부처와 연계를 강화해 돌봄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중학교 단계에서는 사교육 없이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습 안내서인 가칭 '스스로 터득하는 학습디딤돌'을 개발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향상되도록 지원한다.

또 특수목적고, 자율형사립고 등 고교 전형시 중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에 맞게 출제하는 등 사교육을 유발하는 입학전형 요소를 배제한다. 학교밖 경시대회 실적, 토익 등 각종 인증시험 성적 및 자격증 등의 활용도 금지시킨다.

고교 단계에서는 대입전형 사전예고 기간을 확대하고 고교 교육과정 중심의 대입전형을 유도하는 등 대입부담을 완화시키기로 했다.

수능 출제오류 개선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을 내년 3월까지 마련한 뒤 매크로한 전체 대입전형과 연계된 중장기적 수능 개선방안도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학원비 인상 억제 및 선행교육 풍토도 지속적으로 근절하도록 했다.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해서는 학원비 인하를 유도하는 한편 학원비 인상의 주요요인으로 지적되는 외국인 강사 채용 금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선행학습 유발 광고를 하는 학원에 대해서는 학원법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상시점검을 실시하며, 학원비 등을 학원 외부에 게시하는 '옥외가격 표시제'를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 부산 해운대 등 기존의 학원 중점관리구역을 '사교육특별관리구역'으로 개편해 학교 교육과정?평가 등 선행학습 영향평가 강화, 학원비 단속 등 종합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선 교육 현장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한 입시전문가는 "지금까지 수차례 나온 사교육 경감 대책과 비교할 때 딱히 달라진게 없는 재탕 삼탕식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특목고 지원시 수상실적 배제 등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새로운 대책이라고 발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EBS 교재 영어 어휘수가 줄고 수학 문항수가 감소한다고 해서 학생들의 학업 부담이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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